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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삭제한 이유

Spezi 2024. 2. 2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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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의 일상의 기록장이자 소통의 창구라고 생각했던 인스타그램을 삭제했다. 충분한 생각을 가지고 한 거라 그 이유를 남겨보고자 한다.


1. 인정욕구를 자극함.

타인과의 관계를 우월감 배출의 통로로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다. 김달 작가의 “관계성”이라는 책에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 있다.

타인은 결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는다. 무수한 오해와 편견 속에서 나를 바라볼 것이다.
결국 스스로를 온전히 바라보고 충분히 위로할 수 있는 주체는 자기 자신뿐이다.

 


2. 대체 가능함

내가 인스타를 했던 거의 유일한 이유는 친구들이 해외에 멀리 흩어져 있어서 그들과 연락이 닿고 싶어였는데, 결국 친한 친구들은 개인적으로 연락하게 됨. 이때 dm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깊고 퀄리티 좋은 대화를 나누게 됨.
또한 네트워킹 목적 용으로 라면, 링크드인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대체 가능함.
 


3. 시간 낭비

스토리나 포스트를 올리면 댓글이나 dm을 받는다. 내용에 따라 어떤 경우는 너무 많이 받는다.. 그러면 전부 답장해주어야 하는데, 그중에는 내가 “친구” 라기보다는 “지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음. 그에 대해 일일이 답장하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았고, 어느 순간 이것을 신경 쓰는 것 자체가 시간이 아깝다고 느꼈음. 또한 알고리즘에 의한 포스팅을 자주 보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조차도 너무 아까웠음.
 


4. 인스타는 특성상 ”친구“뿐만이 아니라 “지인”까지 포함하게 됨.

사실 인스타 계정을 삭제/비활성화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학교 2학년때도 한번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다. 대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수많은 동아리 활동, 대회활동, 봉사활동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음. 어느 순간 아..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너무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모든 사람들의 연락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수천 명을 알고 지낸 것도 아닐 텐데, 그 당시 왜 이런 마음이 들었을까? ㅋㅋㅋ
그래서 그때 모든 사람들의 연락처를 지우고 핸드폰 번호를 바꾸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몇몇 사람들에게는 걱정과 상처를 주고 또 얼마가지 못할 해결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상... 해가 거듭되고, 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아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는데, 이것은 미성숙한 대응방식이었다.
그 당시 내가 정말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연락처를 공유하고 그들의 일상을 보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다시 시작했는데, 역시나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상 한 명, 두 명 받다 보면 결국 지인들까지 받게 됨. (참고로 내가 정의한 지인이란, 친구와 남의 그 사이) 그래서 어느 순간 그 바운더리를 포기하게 되었음. 
결론: 나는 친구들의 소식이 궁금한 거지, 지인들의 소식은.. tmi…
 


7. 낭중지추 (囊中之錐)

낭중지추는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들에게 알려짐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을 다시 한번 새기며, 더 겸손한 자세를 가지되, 내 목표를 위해서 내 에너지를 나에게 100퍼센트 사용하고자 한다!!! 아 그리고, 일상의 기록은 블로그에 할 수 있지 않은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몸소 느낀 장점들이 있다.
 
1.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잘하게 됨. 확실히 인스타를 안 하고 내 친구들의 일상을 자세히 못 보니까 더 자주 연락하게 되고 전화하게 된다. 이 글을 보고 있을지도 모를 내 소중한 사람들.. 내가 더 잘할게 💗
2. 독서량이 대폭 증가함ㅋㅋㅋㅋ이건... 무슨 연관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책을 미친 듯이 읽기 시작함. 근데 이건 사실 시험기간이라 그런 걸 수도 있음ㅋㅋㅋㅋ 시험기간에는 원래 독서량이 증가함ㅋㅋㅋㅋㅋㅋㅋ다들 알죠..?ㅋ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Crocus와 엠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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