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길다고 생각했던 겨울 휴가가 끝나간다.
벌써 1월 5일이고, 1월 7일이면 다시 일로 돌아갑니다..
보통 독일 직장인들은 12월부터 1월 6일까지 대부분 한 3주 , 길게 내는 사람들은 4주 이상도 쉰다.
풀타임 일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길게 쉬는 거라 이번 휴일은 나에게 아주 소중했다.
어디 여행을 가고 싶지도 떠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하루 종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하고, 맛있는 요리를 하는 그런 휴일을 보내고 싶었다.
독일의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 같다. 지금까지 늘 그랬듯이 이번 크리스마스 휴가도 테판이네 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시계 초침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밤에도 인공 불빛이 없어서 별이 잘 보이는 그런 시골에서, 잘 쉬고 먹고 놀다 왔다.
크리스마스에 Plätzchen이 빠지면 섭섭하다. 집안의 공기가 달달한 베이킹 냄새로 가득하면 이제 크리스마스구나 싶다.
https://www.backenmachtgluecklich.de/rezepte/plaetzchenteig-grundrezept.html
위의 레시피를 이용해서 Plätzchen을 만들었고 사실 가운데 잼이 들어가는 Spitzbuben은 다른 반죽 레시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하나의 반죽으로 끝냈다 👩🍳
베이킹을 할때 라디오를 틀어놓았는데 크리스마스 기간이라 하루종일 캐롤만 나온다ㅋㅋㅋ 저 라디오로 말할 것 같으면 테판이네 아저씨가 어렸을 때부터 사용한 매우 연식 있는 라디오로, 저 라디오를 통해 캐롤을 들으면 선명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감성이 있다.
베이킹 중에 라디오에서 "driving home for christmas" 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롤이 흘러나왔다. 여유롭게 크리스마스 베이킹을 하고, 라디오에서 흐르는 캐롤에 맞춰 춤을 추는 가족들을 보면서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고 결코 소소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사진에 보이는 슈톨렌은 스테판의 할머니가 만들어주신것인데, 나도 언젠가 슈톨렌 레시피를 꼭 배워야지 싶었다. 처음 독일에 와서 먹었을 때는 그냥 그랬는데, 이제는 슈톨렌에 빠져서 11월부터 슈톨렌을 찾기 시작한다 ㅋㅋㅋ
또 한국에서 친구 CS가 놀러와서 뉘른베르크에서 짧지만 즐거운 만남도 가졌다. 한국에서만 보다가 또 독일에서 만나니 느낌이 새로웠다. 크리스마스 이후라 뉘른베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다 끝났지만 그래도 메인 광장이 아닌 작은 마켓들은 아직 열려있었다.
12월의 마지막주에는 다시 뮌헨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선셋은 올림피아 공원에서 감상했다.
한 해의 마지막 태양이라니 .. 이렇게 가버리다니.. 늘 연말의 마지막 노을을 보는 것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12월 31일의 저녁으로는 역시 라클렛을 먹었고 불꽃놀이 구경 나갈 준비를 했다. 🧀
독일의 새해 카운트다운에는 늘 광란의(?) 불꽃놀이가 함께한다. 물론 온갖 사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불꽃놀이가 나에게는 too much 지만 여기서는 매년 이뤄지는 행사다 ㅋㅋㅋㅋㅋ
그동안 올림피아 공원에서 보다가 작년에 거리 규칙을 잘 준수하지 않고 마구 폭죽을 터트리는 사람들 때문에 좀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어 올해는 Luitpold 공원의 언덕에서 감상했다. 여기는 다른 곳들만큼 정신없지 않고 사람수도 적은 편이라 마음 놓고 불꽃놀이 구경을 할 수 있었다 🎇
1월의 첫째주에는 Eibsee에 다녀왔다. 뮌헨에 눈이 많이 오지 않아서 눈이 가득한 winter wonderland로 떠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저기 걸어가고 있는 곳은 Eibsee 위다. 호수가 얼고 눈이 와서 호수처럼 보이지도 않지만..
호수 가운데 있는 섬들을 걸어서 가고 있는 셈이다 ㅋㅋㅋㅋ 구글맵으로 보니 물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우리 😁
겨울에 뮌헨 근처에서 눈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Garmisch Partenkirchen에서 스키를 타거나 Eibsee 구경을 하는 것을 강력추천한다. 눈을 아주 원 없이 구경할 수 있다 🤍
2024.01.12 - [독일 일상/Munich] - [뮌헨 근교 스키, Zugspitze ]독일에서 가장 높은 알프스, 추크슈피체에서 스키타기 (ft. 교통편, 꿀팁)
참고로 이날의 기온이 아침에는 무려 -15도 였다 ㅋㅋㅋㅋ 🥶
최근 겪은 추위중 최고로 추웠다.. 사실 -15도라는 것을 날씨앱으로 확인했지만 어느 정도 추위인지 가늠이 잘 안 되어서 대충 따뜻하게 입고 갔는데..
나름 적합한 신발과 장갑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도 발가락과 손가락이 얼어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원래 계획했던 루트는 포기하고 Eibsee 한 바퀴를 걷는 것으로 마무리해야 했다. 🥹
다음에 겨울에 오게되면 더 단단 무장을 하고 가야지!!!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 역에서 Eibsee 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어차피 Deutschland ticket이 있기 때문에 따로 교통비가 들지 않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강아지는 3유로를 내야 했다 😅
버스로 한 30분 정도 걸리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서서 와야 했지만 그래도 따뜻한 버스 안에서 몸을 좀 녹였다.
뮌헨 중앙역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릴 겸 따뜻한 커피도 마실 겸 가르미슈의 한 카페에 들어갔다.
https://maps.app.goo.gl/Tq5nfq78W4PoD5ARA
집에 도착하니 ES가 보낸 크리스마스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 저 귀여운 카드를 고르고 편지를 쓰고 있는 ES를 상상하니 귀여워서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가 손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글씨체를 아는 사이라는 것!! 너무 소중해 😊
바로 카드 잘 받았다고 문자로 답장을 할까 하다가, 다음 주에 예쁜 카드를 골라 또 편지로 답장하기로 마음 먹었다.
또 무엇을 했더라..
아, 뮌헨에서 느긋하게 브런치도 즐기고..
2025.01.05 - [독일 일상/먹부림] - [뮌헨 브런치 맛집/카페 추천] Cafe Joon
새로 산 이북리더기로 열심히 책도 읽고..
2025.01.05 - [리뷰] - [ebook 리더기] Tolino vision 6로 한국책 읽는법
정말 내가 생각한 ideal 한 겨울 휴가를 보냈다.
이제 곧 다시 일을 시작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지금처럼의 여유는 없겠지만, 일상의 하루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도록 노력해야지.
Frohes neues Jah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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